인스타그램에서 클래스101광고가 계속 떠서 호기심이 생겼다.
새로 가입하면 14일간 무료로 모든 강의를 들을 수 있다.
사실 몇 년 전에 클래스 101에 한 번 가입한 적이 있기는 한데 그때는 지금처럼 구독형이 아니라 단독 강의를 수강하는 형태였다.
가격도 꽤 비싼 편이었고 딱히 매력 있는 강의가 있는 편은 아니라 회원가입만 했었고 수강은 하지 않았었다.
그래서 새로운 아이디로 가입했다. 그래야 14일간 무료로 모든 강의를 들어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클래스 101)의 의도는 한 번 가입시켜서 무료로 사용하게 한 뒤 락인(Rock-in)시켜서 계속 구독하게 만들여는 마케팅 전략일 것이다.
그리고 그들에 전략에 정확하게 걸려들고 말았다.
첫날에는 전체적으로 강의를 둘러보고 보고 싶은 강의를 찜해 놓고 몇 개의 강의의 초반 부를 보았다. 그러고 나서.
놀랍게도 무료로 강의를 들을 수 있는 14일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몇 개 강의를 찍먹 해봤을 뿐 완강한 강의는 한 개도 없었다.
여기서 그냥 그만 구독을 그만했어야 했는데 막상 듣다만 강의들을 포기하기에 조금 아쉬웠다.
그래서 그들(클래스 101)의 노림수 그대로 한 달 구독을 결정했다.
자, 이제 내 돈이 들어갔다. 정신 바짝 차리고 강의를 들어야 했다.
그리고 꿈같이 15일이 지났다.
여전히 완강한 강의는 하나도 없고 이 강의, 저 강의만 들락날락하면서 찍먹만 하고 있다.
어디서 들었는데 놀랍게도 온라인 강의의 완강률은 3~7%가 될까 말까 한다고 한다.
충격적 이게도 강의를 수강해 놓고 1강도 보지 않은 퍼센트도 꽤 된다고 한다.
그럼 왜 나는 하나의 강의도 완강하지 못하고 15일이라는 시간을 보내버렸을까?
클래스 101 구독형 서비스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서 말해 보겠다.
클래스 101 구독의 장점
1. 취미부터 전문적인 수준의 강의가 다 있다.
진짜 없는 강의가 없다. 대중들이 관심 가질 만한 강의가 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이 시간에도 계속 업데이트되고 있다.
2. 유튜브와 달리 커리큘럼을 통해 체게 적으로 수강할 수 있다.
사실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강사들이(소위 강의팔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들이 유튜브에서 말했던 정보와 클래스 101에서 강의하고 있는 정보의 수준이 크게 다르지 않다.
온라인에 공개된 정보가 얼마나 희귀하고 고급정보겠는가.
그리고 그들은 과거 유튜브 구독자를 늘리기 위해 최선을 다해 유튜브에서 정보를 제공했을 테니 유튜브 정보와 강의정보의 수준이 크게 차이가 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단, 유튜브는 정보가 영상별로 여기저기 널려 있어서 찾기 번거롭고 다른 길로 새기 쉽다.
반면 클래스 101 강의는 커리큘럼 순서대로 정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가 클래스 101의 장점이다. 내 생각에 더는 없다.
클래스 101 구독의 단점
장점에서 다양한 강의가 있다고 했다.
그런데, 그 많은 강의 중 수준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
물론 초보자를 위해 낮은 레벨의 강의가 있어야 하는 것도 맞다.
문제는 강의 시간 안에 쓸모없는 말, 시간을 늘리기 위해 끼워 넣는 게 눈에 뻔히 보이는 강의가 많다는 것이다.
10분의 강의 시간 중 얻을 수 있는 정보는 몇 분 안 되기 때문에 강의를 보고 나서 지루함을 느끼거나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그래서 다음부터는 배속해서 보게 된다.
그러면 더 큰 문제가 생긴다.
배속의 장점이 짧은 시간 안에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그만큼 스스로 느끼고 생각하는 시간을 줄이고 떠 먹여주는 정보만 받아들이게 된다.
이렇게 강의에 쓸데없는 정보를 끼워 넣어서 강의 시간을 늘리면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다음부터, 혹은 다른 강의 역시 배속을 돌려서 긴 강의 시간 중 도움 되는 정보만 취하려는 행동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것이 강의를 보고 나서도 머릿속에 하나도 남지 않는 상황을 만들어 버린다.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의 시간을 아껴주는 게 아니라 오히려 시간을 허투루 쓰게 만들어 버리는 게 아닌가.
이것은 클래스 101쪽에서 어느 정도 걸러줘야 된다.
이런 수준 낮은 강의들만 많이 진다면 오히려 구독을 하는 게 시간낭비라고 생각하게 되는 사람만 늘어날 것이다.
물론 평점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만, 유튜브 같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온라인 마케팅에 잔뼈가 굵은 강사들이 평점을 조작하는 건 일도 아니라는 걸 알기 때문에 평점 시스템에 대해서도 부정적이 편이다.
한 달 정도 클래스 101을 경험해본 결과 굳이 다음 달에도 구독을 이어할 것 같지는 않다.
그래서 그럴까 1년 구독하면 할인도 해주고 이것저것 주겠다는 페이지가 계속 뜬다.
그래도 굳이 1년 구독을 해서 클래스 101에 기부하고 싶지는 않다.
그럼에도 유튜브와와는 다른 깔끔하게 정보를 취합해서 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라도 듣고 싶은 강의가 생긴다면 그때만 신청해서 듣는 게 좋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클래스 101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무작정 유튜브에서 구독자 많은 유튜버들을 영입해서 몸집을 부풀리기보다는 강사의 자격이나 강의의 내실을 높이는 노력도 충분히 해야 할 것이다.
몇몇 사람들의 기부에 가까운 구독료로 매출을 올리는 것은 성장에 한계가 있을 것이다.